"열려 있다" "시간 필요"…尹 '영수회담'으로 돌아설까

22대 국회서도 거대 야당 등장하자 야권과 협력 필요성 느낀 듯

당장 영수회담 추진보다는 5월 말 국회 개원 이후 추진 전망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24-04-17 07:00 송고 | 2024-04-17 11:12 최종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총선 참패 이후 변화된 대야 관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영수회담을 요구한 데 대해 "누굴 만나느냐 이런 부분은 모두 다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영수회담을 제안하자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한 바 있다. 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인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만남은 부적절하다는 대통령실 내부 기류 속에 영수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영수회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윤 대통령의 이런 태도 변화는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도 거대 야당이 탄생하자 야당과 최소한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생 법안 등 국회 입법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더이상 야당과 대치하는 상황만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야당의 관계 변화가 있어야만 남은 3년 윤 대통령의 임기 동안 국정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 대표가 내민 민생 영수회담 제안이 이제는 윤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민을 위해 못할 게 뭐가 있느냐"는 발언 역시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은 바로 영수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실무진들 간 준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정상회담을 할 때도 바텀업 식으로 밑에서부터 협상을 해가면서 나중에 지도자들이 만나서 타협을 하는 경우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지도자들끼리의 어떤 결정이나 결단을 내리고 이제 거기에 맞춰서 이제 실무진들이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의 경우는 실무자서부터 의제라든지 내용이라든지 쭉 논의해 가면서 올라가는 경우가 성공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다.

대통령실로는 이관섭 비서실장 등 실장·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당장 영수회담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영수회담을 할 경우 정부뿐 아니라 야당 내부에서도 의제 조율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5월 말에 새로운 국회가 열린다"며 "야당과 소통할 때도 늘 여당이 함께해야 되는 측면도 있는데 아직 여당의 지도 체제가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니다. 여당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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