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무려 3조원…그런데도 한전 주가가 빠지는 이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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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주택가에 설치된 전력량계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불과 2년전 단군 이래 사상 최대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이 분기에만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실적 기대감은 올라가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우하향하는 모습이다. 당초 4·10 총선이 지나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치솟는 물가 탓에 전기료 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발목잡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현재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150원(0.71%) 오른 2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전력 주가는 단기고점인 지난 15일 2만5450원에서 한달 반여만에 16.70%나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 0.42%를 크게 밑도는 숫자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가 흐름이 매우 좋았다. 지난해 10월말 1만6030원이던 주가는 올해 3월 말 2만5000원선까지 5개월여 만에 58.76%나 상승했다.

잘 나가던 주가가 3월 중순을 기점으로 크게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적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022년에 32조6650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데 물가 상승을 우려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 규모가 4조542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은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Fn가이드 기준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2조6750억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조5000억원이던 전망치가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최근 2주새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4개 증권사 모두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체 상장사를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6조6000억원), 현대차(3조5574억원), 기아(3조4257억원), SK하이닉스(2조8860억원)에 이어 5위다. KB금융(2조3554억원), 신한지주(2조682억원)보다도 많다.

한국전력의 주가가 우하향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요금 인상 지연에 대한 우려다. 전기요금은 매년 3·6·9·12월에 결정된다. 지난 2022년부터 전기요금 인상을 시작한 정부는 지난해 2분기까지 40% 가량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이후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년째 동결된 상태다.

한국전력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증권가에서는 4월 총선이 끝난 이후 3분기부터 재차 전기요금 오를 것으로 봤지만 최근 물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중동 정세불안으로 유가가 재차 뛰고 있고 달러당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기요금 현실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정부의 입장도 선회하는 조짐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물가 상황이 아직까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공공요금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현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3분기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3분기는 냉방 수요 탓에 전기요금이 연중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인 만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도 커질 수 있다. 또 누적 적자해소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한전이 분기당 수조원대의 흑자를 내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 명분이 이전보다 많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현안은 2021~2023년 쌓인 막대한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요금 인상인데 2분기는 정부의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정책, 총선 직후 국회 구성 등의 행정적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라며 "3분기도 전력 성수기라 요금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요금 인상 시기는 4분기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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