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느강과 영산강 그리고 Y-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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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파리 세느강에서 역사상 가장 독특한 올림픽 개막식이 펼쳐져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그 독특한 개최 장소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다. 올림픽 개페막식이라면 당연히 스타디움을 떠올리지만 그들은 운동장 대신 세느강의 개방된 수변공간을 선택했다. 문화와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인류 최대의 축제를 세느강에서 치름으로써 진부함을 벗어던지고, 가장 프랑스적인 예술적 상상력을 뽐냈으며, 세느강이 파리의 명물이자 친환경 관광명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리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신선함, 영리함, 시대의 트렌드를 앞서가는 결정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세느강에서 개막식을 개최할 수 있는 첫 원동력은 2016년 제안된 '세느강 재창조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젝트는 세느강 변의 생산시설들이 기존 수돗물이 아닌 세느강의 물을 재활용하는 '세느강변의 공장(Manufacture-sur-Seine) 물 개선 사업', 세느강변에 문화살롱을 건축하는 '바르주 SAS 살롱(La Brasserie Barge SAS)', 선박을 개조해 놀고 음악을 듣고 춤을 출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꿈을 꾸자(Rever)' 사업 등이 그 핵심이다.

이러한 강 프로젝트는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할 수 있는 그랜드 플랜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 프로젝트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 중에 완공되지 못하고 치수작업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광주광역시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는 강기정 시장님의 담대함을 엿보게 한다. 감히, 100년을 내다본다 할 그랜드 프로젝트의 특성상 의외의 반발과 돌발변수가 쏟아지며 첫발 내딛기가 쉽지 않은데, 임기 여부와 상관없이 뚝심있게 큰 그림을 내보인 것이다.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의 관광기획 분야 자문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은 단순히 즐기는 친수공간 조성이 아니었다. 광주시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영산강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며, 나아가 21세기 새로운 도시문명을 만들어낼 길을 모색하도록 방향을 잡고 있었다.

이제 그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색깔을 입혀가는 작업을 한다 하니 새삼 기대감이 차오른다. 관광기획 전문가 입장에서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지속 가능성의 모범적인 프로젝트 모델로 완성되었으면 한다. 20세기 관광은 단체버스를 타고 거주지에서 먼 곳의 명소를 찾아갔다면, 21세기는 집 근처에 있는 생활 속에 휴식이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일상의 여행'으로 패러다임이 변환되었다. 산업화 시대의 제조업 시대와 달리 이제는 그 주된 소비자 역시 지식노동자 시대로 바뀌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관광 트렌드를 고려하여 설계과정에서도 과거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 혁신적 방식으로 추진하였으면 한다.

비록 파리보다 덜 유명한 도시 광주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발전 가능성과 재창조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 영산강을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광주다운 아름답고 자부심 가득한 도심 속 강을 지닌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광주의 Y프로젝트는 기존의 강 개선사업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시의 강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파리에서 올림픽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우리의 영산강에서도 지속 가능한 문명을 재창조하여 광주의 새로운 번영의 프로젝트가 되기를 바란다. 김혁 전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