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꽂힌 산업계…삼성·현대차·LG·SK 등 시장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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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꽂힌 산업계…삼성·현대차·LG·SK 등 시장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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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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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9 07:30

AI 탑재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으로 개발 전망

(왼쪽부터)보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기술의 진보와 인구감소 추세가 맞물려 로봇산업이 더 새롭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크게 '제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구분했지만, 이제는 이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제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이 혼합되거나 인공지능(AI)이 탑재돼 인간처럼 행동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랫동안 산업용으로 한정됐던 로봇은 최근 우리의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전자·통신·물류·유통·모빌리티 등 다양한 업계에서 이미 로봇관련 기술 개발, 서비스 출시 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로봇 전문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경쟁적으로 로봇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로봇이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서비스 로봇시장'

삼성·LG전자, 로봇 영토 확장에 주력

로봇에 활용되는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의 성능 개선, 활용 영역 확대가 이뤄지면서 로봇산업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일상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 로봇시장'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음식점의 서빙 로봇이나 건물의 배송 로봇 등이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서비스 로봇시장은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2년 158억 7000만달러(약 21조 8530억원)에서 2030년까지 1873억 3000만달러(약 257조 9534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한국의 서비스 로봇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인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생산 후 단계에서 높은 로봇 수요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AI, 사물인터넷(IoT), 통신 등의 기술에 큰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로봇 가치사슬의 여러 영역에서 로봇산업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테크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이을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지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투자·협업을 통한 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2021년 로봇 개발을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사업팀 단위로 격상해 로봇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로봇 브랜드 '삼성봇'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로봇 청소기, 가정용 조리기구, 서빙 로봇 등 다양한 AI 기반 로봇이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세계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삼성 봇 리테일', '삼성 봇 케어', '삼성 봇 에어', '젬스'를 비롯해 동반자 로봇이라 불리는 '볼리' 등 전반적인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 로봇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M&A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14.99%까지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산 다족복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LG전자는 2017년 로봇개발기업 로보티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본격적인 로봇사업 고도화에 나섰다. 특히 로봇에 AI와 자율주행 등을 탑재한 기술 고도화로 사업자간거래(B2B) 로봇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비스 로봇 브랜드 '클로이'로, AI·자율주행 기술로 원활하고 자유로운 서비스가 가능하다.

LG전자는 이달부터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이는 로봇 배송 서비스에 클로이를 공급하고 배송 현황과 로봇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관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클로이 서브봇은 4칸의 양문형 서랍에 최대 30㎏까지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내부에는 항균 처리된 소재와 탈취용 환기팬을 적용했다. 6개 바퀴에는 독립 서스펜션이 적용돼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노규찬 LG전자 로봇사업담당은 "서비스 로봇은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하기 위해 AI부터 통신, 관제를 아우르는 고도화된 플랫폼 기술력을 요구한다"며 "LG전자는 일찍부터 쌓아 온 로봇 솔루션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G 클로이 서브봇. 사진=LG전자

로봇·AI 기술에 진심인 현대차그룹

로봇산업, 더 이상 전략 아닌 주력

자동차산업은 '자동차'라는 단일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기술과 융합돼 있다. 최근 CES에 자동차 기업의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기술 융합이 자동차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모빌리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로보틱스(로봇+과학기술)와 AI에서 답을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미국의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로봇과 AI 연구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미래 신사업 핵심 성장 동력인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거듭된 공식 석상에서 로보틱스의 존재를 부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비전을 ▲사용자의 이동 경험이 혁신적으로 확장되는 '메타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으로 구체화했다.

지능형 로봇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아틀라스, 스트레치 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을 로봇은 갈 수 있다. 지각 능력을 갖추고 인간 및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은 직접적인 조작이 필요 없을 정도다.

서비스 로봇인 스팟은 인간을 대신해 고온, 혹한 등 극한의 환경이나 자연재해 지역, 방사능 오염 지역 등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곳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인간의 움직임에 가장 가까운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와 빠른 물류 처리를 위한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도 인간 대신 어려운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인간의 한계 극복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이미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9년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가 대표적이다. 벡스는 조끼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을 더 많은 분야와 영역에서 활용하도록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실제로 우주 공간이나 외행성 등 탐사가 필요하지만, 인간이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로봇은 아주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사람이 있는 곳까지 식음료 또는 물품을 빠르게 배달해 편의를 높여주는 배송 로봇 서비스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3일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의 새로운 디자인 이미지와 숏폼 영상을 공개했다.

달이 딜리버리는 사무실이나 쇼핑몰 등 복잡한 공간에서도 물건을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배달하는 로봇이다. 2022년 12월 현대차·기아가 공개했던 호텔배송 로봇을 개선해 새롭게 개발됐다. 지난 호텔배송 실증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달이 딜리버리는 복잡한 실내 공간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달할 수 있도록 디자인 및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

현대차·기아는 모서리가 둥근 사각기둥 형태로 달이 딜리버리를 디자인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담았다. 최소한의 센서만 노출시키고 무게 중심을 하단에 두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달이 딜리버리는 4개의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을 기반으로 최대 시간당 4.32㎞까지 속력을 낼 수 있어 성인 평균 걸음 속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동한다.

서울 이촌동 소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U+안내로봇의 설명을 듣고 있는 LG유플러스 모델의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이통3사, 로봇산업에 역량 집중

AI·IoT 기술 확보로 진입 수월

국내 이동통신 3사도 로봇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통신은 물론 AI, IoT 등의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 만큼 로봇산업에 진입하는 것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러한 행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지만, 기존 통신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로봇에 부착해 화재, 가스누출 감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AI 로봇키트'를 선보였다. AI로봇키트는 컴퓨터, 전후방 카메라, 5G 모뎀, 스피커·마이크 등으로 구성된 직사각형 박스 형태(가로 25.4㎝·세로 15.4㎝·두께 6.2㎝·무게 1㎏)로 제작됐다. 전후방 카메라 영상을 고화질로 전송해 AI영상분석에 따른 로봇 임무 수행·원격 제어를 지원한다.

국내 4족 보행로봇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활용이 가능해 도입을 희망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고가의 가격으로 일부 대기업, 대학교 및 공공연구기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로봇키트 출시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월 28일 'U+안내로봇'과 'U+실내배송로봇'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로봇들은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원격 관제 플랫폼이 탑재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로봇 본체는 'LG클로이 안내로봇', 'LG클로이 실내배송로봇', '케이로보 Alice-K 실내배송로봇'을 사용했다. 원격 관제 플랫폼은 제품 출시 후 올 상반기 이내 추가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원격 관제 플랫폼이 적용되면 관리자가 직접 로봇에 가서 조작을 해야 하는 불편함 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상태를 확인하거나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U+안내로봇은 사이니지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고 숙박업소에 도입된 U+실내배송로봇에는 투숙객이 QR을 스캔해 주문하면 로봇이 배달해주는 'QR 주문 기능'도 추가된다.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권용현 전무는 "날로 커지는 로봇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로봇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고자 한다"며 "서빙로봇과 함께 이번에 출시된 안내로봇, 실내배송 로봇의 기능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유플러스 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13일 노바테크와 함께 물류로봇 플랫폼 공동개발과 사업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구축형 기반 물류 자동화 시스템으로 먼저 국내 제조·창고 물류 시장에 진입하고, 이종 멀티·군집 로봇 제어, AI 시뮬레이터 기능 고도화와 클라우드 기반 관제·분석 시스템 구축으로 해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물류 자동화 공정에 최적화된 무인지게차, 피킹로봇, 저상형로봇 등 다양한 물류로봇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KT 연구개발센터와 노바테크 물류센터 등에 물류로봇 테스트필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노바테크는 현대차, 한화비전 등 대기업의 국내외 물류로봇 제어시스템 구축 경험을 보유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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