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 "매출 급성장은 기술만큼 서비스에 집중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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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가 헬로우봇 대표 캐릭터 '라마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사용자를 선점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의 성장은 갑작스러운 게 아닌, 처음부터 같은 그림을 그리며 기다려온 결과입니다."

얼마 전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화제가 된 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는 다른 인공지능(AI) 기업과는 달리, 콘텐츠와 서비스를 먼저 강조했다.

띵스플로우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150억~20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이는 국내 중견 AI 기업이나 가능한 수치다. 그것도 생성 AI B2C 기업으로는 해외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기 쉽지 않다. 

이수지 대표는 "그동안의 우리가 집중한 것은 스토리 기반 테크"라고 정리했다. "어릴 적부터 콘텐츠를 감상하면 캐릭터랑 대화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기고는 했다"라며 "누구나 서사를 만들고 싶은 욕구를 서비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다른 기업들이 챗봇의 정확도나 한국어 능력 등 기술적인 면에 초점을 맞출 때, 띵스플로우는 재미를 통해 사용자를 유입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띵스플로우 플랫폼에는 사용자들이 좋아할 AI 챗봇 서비스가 많다. 특히 매출의 주축인 '헬로우봇'에는 연애 타로(라마마), 성격-심리 분석(바비), 사주(판밍밍) 등 챗봇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 이용 과정에서 사용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등 세세한 취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일반 플랫폼이나 웹사이트가 방문자 및 트래픽, 유입 및 유출 시점만 파악하는 데 반해, AI 챗봇을 통하면 더 자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 '스플'의 인기 콘텐츠 'MBTI 소개팅'을 예로 들었다. 사용자는 성별과 MBTI를 선택하고 챗봇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다. 별도의 설문조사나 집계 없이 사용자 대화만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MBTI는 'INFP'가 압도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띵스플로우는 2017년 회사 설립부터 서비스와 플랫폼, 콘텐츠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사실 초기에는 투자받기가 무척 어려웠다"라고 털어 놓았다. 기술 우선의 업계 분위기와 함께, 당시에는 지금처럼 고도화된 AI 챗봇이 드물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7년 전부터 언젠가는 '챗GPT'와 같은 수준의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그때가 오면, 기술 상향 평준화로 인해 콘텐츠와 데이터에서 앞선 기업이 빛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AI 챗봇 서비스가 꾸준히 인기를 끌며 2021년에는 크래프톤에 인수되는 등 차근차근 성장해 왔다. 그리고 이 대표의 전략은 챗GPT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챗봇 UI가 대중화된 것이 핵심"이라며 "띵스플로우는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물론 기술적인 어려움도 많았다고 전했다. '챗GPT'나 '클로드' 등 범용 대형언어모델(LLM)을 상황에 맞게 이용하지만, 띵스플로우가 추구하는 '버티컬 AI'에 맞추려면 섬세한 조정이 필요하다.

서비스 특성상 AI 챗봇이 지나치게 고도화한 답변을 내놓는다면, 많은 트래픽이 발생해 운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콘텐츠마다 질문의 목적과 의도가 다르기 때문에, AI가 적절한 답변할 수 있도록 섬세한 조절이 필요하다. "적절한 정도를 찾아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팅은 '완결된 대화'의 집합이기 때문에, 다른 콘텐츠보다 해석이 쉽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굳이 인력을 쓰지 않고도 AI만으로 정확하고 수준 높은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수년간 쌓아온 수십억건의 이용자 대화 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서비스 확장의 핵심으로 꼽았다.

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화와 맞춤형 대화를 강화, 콘텐츠의 스토리 요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스토리 위드 AI'라고 칭했다. 

즉 사용자 답변에 따라 챗봇과의 대화가 제각각으로 전개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AI와 사용자의 채팅이 쌓이면, 결국 하나의 독특한 '작품'과 같은 나만의 스토리가 탄생하게 된다. 단순히 정해진 선택지 안에서 고르는 수준을 넘어, 진정한 '개인 맞춤형 스토리'로 나아간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라 전했다.

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는 "스토리 위드 AI 실현을 위해 현재 직원 4명과 합숙을 진행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인기 콘텐츠 MBTI 소개팅 개발 과정에서도 전원이 합숙할 만큼 열심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예감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